제목   내시경 암수술뱃속에서 이뤄지는 정교한 의술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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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 암수술뱃속에서 이뤄지는 정교한 의술

 

 

 

내시경 수술 집도의는 환자의 좌우 편을 오가며 ①, ②와 ④, ⑤번 구멍으로 삽입한 소작기와 초음파 기구
 등을 써서 수술한다. 보조의는 ③번 구멍으로 카메라를 넣어 환부를 보여준다.

 

수술 하면 아직도 ‘메스’와 ‘봉합사’가 떠오르는가.

수술실에 가면 피가 낭자하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하는가.

이런 인식은 이제 버려야 할 구시대적 고정관념이다. 이제 어지간한 암수술은 배를 열지 않고 하는 시대다. 검사와 수술에 새로운 한 획을 그은 내시경과 내시경수술, 어떻게 발전해 온 것일까.

요즘 암수술 장면을 보자. 우선, 배에 1~2cm 작은 구멍을 서너 개 뚫는다. 여기에 뱃속을 비추고 보여주는 조명과 카메라, 암 덩어리를 집어서 자를 집게와 가위를 넣어서 깔끔하게 잘라 꺼낸다. 최근엔 배꼽을 절개한 뒤 구멍을 뚫고 이 모든 장비를 한 구멍으로 집어넣어 수술하는 ‘단일공법(單一孔法) 복강경’으로 발전했다. 배를 뚫고 들어가는 내시경은 복강경, 폐암 수술을 위해 옆구리를 째고 넣는 내시경은 흉강경이라고 부른다.

내시경의 역사는 독일에서 시작됐는데, 200년도 넘었다. 1805년 독일 의사 필립 보지니가 방광 안을 관찰하려고 환자 요도로 주석 튜브를 넣어, 양초 불을 밝히고 거울로 내부를 비춰 본 것이 최초의 시도다. 이어 1868년 독일에서 딱딱한 금속관 형태의 검사용 경성(硬性)내시경이 개발되는 등 조금씩 기술이 발전했지만, 검사를 위해 이 내시경을 삼키는 것은 더없는 고역이었다. 위나 대장 검사에 쓰는 부드럽게 휘어지는 연성(軟性)내시경은 1957년에, 뱃속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에 중계해서 보여 주는 전자내시경은 1983년에 모두 미국에서 개발됐다.

‘과거의 유물’이 돼버린 경성내시경은, 내시경이 수술 목적으로 사용되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흐느적거리는 관에 내시경과 수술장비를 집어넣으면 의사가 제대로 조작할 수 없어 오히려 딱딱한 관이 필요했다. 내시경 수술은 해외에선 1960년대부터 산부인과 질환 중심으로 보편화됐다. 국내에서도 산부인과는 비교적 이른 1980년대부터 부인암, 자궁근종, 자궁?난소 적출 등에 내시경 수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외과 분위기는 달랐다. 비슷한 시기 담낭절제술을 시작으로 외과 분야에도 내시경수술이 조금씩 소개됐지만, 1990년대 중반까지 의사에게 냉대받았다. “배를 열고 병변을 직접 보지 않고 어떻게 확실한 수술을 하느냐, 흉터 덜 남기는 게 수술 목적이냐”는 거부감이 있었다. 하지만 개복수술에 뒤지지 않는 치료 결과가 나온데다 덜 째고, 덜 입원하고, 통증과 합병증이 적은 등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간·담도·췌장 분야에서 빠르게 퍼져 나갔다. 현재 외과 계열의 거의 모든 수술에 정착했다. 2011년에는 102세 문모 할머니가 서울성모병원에서 복강경으로 직장암 수술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 도입 초기 경성내시경 시술 장면.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성공한 내시경 수술이 꽤 있다. 2001년 서울대병원은 내시경 갑상선암 수술법을 세계에서 처음 개발해 적용했다. 2009년 인천성모병원에선 배꼽에 구멍 하나만 뚫는 단일공법 복강경으로 자궁경부암을 절제하는 수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일반인은 보통 ‘암 덩어리를 내시경관으로 뽑아내야 하니 의사가 뱃속에서 가위로 잘게 조각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암수술할 때 의사는 암 조직은 절대로 건드리지 않고, 암 덩어리 주변의 정상 조직을 넓게 자른다. 암 조직을 건드려 미세한 암세포가 주변에 떨어지면 전이돼 다시 자라나기 때문이다. 이는 개복수술이든 내시경수술이든 마찬가지다. 암수술에 쓰는 내시경은 모두 직경 1cm짜리다.

그렇다면 암 덩어리를 뱃속에서 조각내지 않고 어떻게 가는 관으로 꺼낼까? 집도의는 환부를 모두 절제한 뒤 내시경을 통해 복주머니처럼 불룩하고 끈 달린 특수한 비닐주머니를 돌돌 말아서 뱃속에 집어넣는다. 이 비닐주머니는 아주 질기다. 수술용 집게로 절제한 환부를 비닐주머니에 담고, 내시경관을 통해 끈 부분을 바깥으로 꺼내 펼친 다음, 절제한 부위를 조금씩 끌어올리면서 온전하게 꺼낸다. 꺼낸 조직은 그대로 병리과에 보내 암의 병기가 얼마인지, 절제면에 암세포가 남아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

 

 


▲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61년 전인 1953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소화기내시경 모습. 굵기가 지름 1.2cm로 현재 사용하는 내시경의 평균 직경(0.5cm)의 2배 이상이다. 딱딱한 막대기형의 경성내시경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제공)

 

"암세포를 가위로 잘게 조각내 꺼낼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의사들은 암 조직을 절대 건드리지 않고 암 덩어리 주변만 넓게 자른 후, 이를 아주 질긴 비닐주머니에 담아서 꺼낸다"

요즘 늘고 있는 로봇수술도 기본적으로는 발전된 형태의 내시경수술이다. 환자 몸에 들어가는 내시경수술장비는 로봇 팔이 움직이고, 의사는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두 손으로 조종 레버를 움직여 로봇 팔을 조작한다. 환부 주변에 성(性) 신경 등이 복잡하게 지나가는 탓에 아주 정밀하게 수술해야 하는 전립선암에는 개복·내시경 수술보다 로봇수술이 더 좋은 결과를 보이나, 아직 다른 질환에는 환자의 수술 예후가 더 좋다는 의학적 결론은 없다. 반면 일반 내시경수술에 비해 수술 공간이 더 넓게 확보되고 수술 시야가 훨씬 선명해서 집도의에게는 도움이 많이 된다.

최근 각광받기 시작하는 첨단 내시경수술은 ‘노츠(NOTES)’다. 노츠는 ‘자연개구부 관통 내시경수술’의 영어 약자다. 배가 아니라, 입·항문·질 등 인체에 원래 있는 구멍을 통해 내시경을 인체 내 장기까지 밀어넣은 뒤, 그 장기를 뚫고 다시 복강이나 흉강으로 기구를 집어넣어 수술하는 방법이다. 노츠로 수술하면 피부에 흉터가 생기지 않으며, 일반적인 복강경수술보다 입원기간이 짧고 통증도 덜하다. 하지만, 아직 노츠를 위한 내시경 수술장비가 충분히 발전하지 않은데다, 위장 등 내시경 장비가 뚫고 들어간 부위를 봉합하는 기술이 부족하다는 점 등 한계가 많다.

 

도움말: 김준기 (서울성모병원 최소침습 및 로봇수술센터장)

도움말: 윤유석 (분당서울대병원 담도췌장암센터 교수)

 

출처- 헬스조선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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