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갑상선암 수술, 받을까 말까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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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수술, 받을까 말까

크기 1㎝ 이상 땐 수술, 1㎝ 미만은 어떻게…

 

 



 

 

갑상선암의 검진과 치료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갑상선암을 과잉 검진`진료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조기 검진과 치료의 효용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제공

 

 

최근 갑상선암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갑상선암 발생률 세계 1위’라는 수식어 뒤에 과잉 진단`과잉 진료라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의사들은 ‘갑상선암 과다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를 결성하고, “의학적 효용성이 입증되지 않은 건강검진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대한갑상선학회 등 의료계에서는 과다 진단으로 불필요한 갑상선암 환자를 양산한다는 지적은 수긍하면서도 조기 발견의 이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반발한다. 환자들은 혼란스럽다.

 

◆달갑잖은 세계 1위, 갑상선암

우리나라는 갑상선암 발생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다.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11년 현재 국내 갑상선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81명으로 미국의 5.5배, 영국의 17.5배에 이른다. 증가속도도 세계 최고다. 1999~ 2011년 국내 갑상선암 발병 증가율은 23.7%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건강검진과 갑상선 초음파 검사가 일반화됐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2011년 3천6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갑상선 초음파 검진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23.3%나 됐다. 성인 4명 가운데 1명꼴이다.

우리나라만의 특수성이 있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건강검진 등으로 발견율이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유전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늘어난 갑상선암은 경과가 좋은 갑상선 유두암이다. 흔해진 초음파 검사 때문에 갑상선암 발생률이 늘었다면 크기가 1㎝ 미만인 미세 유두암의 발생률만 높아져야 한다. 하지만 크기가 큰 종양의 발견율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는 것. 건강검진을 일상적으로 받지 않는 19세 미만의 소아`청소년층에서도 갑상선암은 최근 10년간 2, 3배 증가했다.

김이나 미역 등 해조류를 많이 먹는 식습관도 원인으로 추정된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의 재료다. 요오드를 지나치게 많이 먹을 경우 갑상선 유두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윤현대 라파엘병원 병원장은 “연구를 보면 우리나라는 갑상선 유두암 환자의 암세포 중 70~80%에서 공격성이 강한 비라프(BRAF) 유전자가 발견된다. 외국의 경우 유두암 환자의 30%만 이 유전자를 갖고 있다. 이는 한국인에게 유독 갑상선암이 많은 데는 유전적 요인이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갑상선 초음파 검사, 받을까 말까

미국 암협회는 “혈액검사나 초음파 검사로 갑상선의 변화를 흔히 발견할 수 있지만 갑상선암의 선별검사로 이런 검사를 권하지 않는다”고 권고했다. 암의 진행이 매우 느리고, 증상이 나타난 뒤 검사를 하더라도 조기진단을 한 경우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게 이유다.

갑상선질환 전문가들은 위험인자가 있을 경우에 선별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가족력이 있거나 갑상선암을 유발할 수 있는 다발성 내분비선종, 대장에 용종이 많은 질환 등 위험인자가 있을 경우에 검사를 받으라는 것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의달 교수는 “어렸을 때 머리나 목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면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의료 현장에서는 검사를 해달라는 환자들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다고 항변한다. 대구의 한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갑상선암 진단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의사가 권유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다른 병원에 가서 발견이 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환자가 원하면 검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조기 수술 적절할까

크기가 1㎝ 이상이거나 증상이 있는 경우, 손으로 만져지는 갑상선암은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 방식은 갑상선 전체를 제거하는 전(全)절제술과 일부만 제거하는 부분 절제술로 구분된다.

갑상선 전체를 잘라내면 평생 갑상선 호르몬 약을 먹어야 하고 후유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환자들은 목 부위를 자르고 봉합하는 과정에서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고 답답함과 통증을 호소한다.

수술 과정에서 체내 칼슘을 조절하는 부갑상선이 손상돼 기능저하증이 오면 온몸이 저리거나 마비가 오기도 한다. 갑상선의 위아래를 지나는 신경에 영향을 주면 쉰 목소리가 생기거나 고음을 내지 못하게 된다. 체중 증가나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이 때문에 1㎝ 미만의 작은 암은 수술을 받아도 생존율이 별 차이가 없는데 굳이 수술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발이 적지 않다. 갑상선암 환자의 10년 생존율이 99.3%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갑상선암 수술을 권하고 있다. 대부분 경과가 좋은 갑상선 유두암이지만 간혹 역형성암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역형성암은 췌장암과 함께 예후가 가장 나쁜 암이다. 갑상선 유두암 중 10%는 빠르게 진행된다.

계명대 동산병원 유방갑상선센터 조지형 교수는 “증상이 있을 때까지 기다릴 경우 갑상선과 인접한 기관지나 식도 등으로 암이 침범하거나 주변 근육까지 잘라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큰 수술이 되는 것”이라며 “종양이 0.5㎝도 안되는데도 림프절까지 전이되는 경우도 있고, 크기가 크더라도 괜찮은 경우도 있다. 획일적으로 크기에 따라 수술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윤현대 라파엘병원장은 “어떤 암이 공격적으로 진행되는지 알 방법이 없다. 이를 보여주는 유전자 마커가 발견된 것도 아니다. 따라서 나빠질 것에 대비해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며 “경과를 지켜볼 수도 있지만 환자에게 3~6개월마다 초음파검사를 하며 불안에 떨도록 하게 할 순 없다. 의사들도 답답하다”고 했다.

 

출처 - 매일신문 장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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