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증상없는 갑상선암 수술, 오히려 후유증만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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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없는 갑상선암 수술, 오히려 후유증만

 

그냥 둬도 문제없는 미세 결절
제거하면 갑상선 기능 떨어져
환자 증가율, 세계 평균의 10배

 

결혼을 앞둔 직장인 최모(32)씨는 지난해 유방 초음파검사 때 갑상선 검사도 무료로 받았다. 갑상선에서 0.5㎝짜리 결절이 발견되자 건강검진센터는 조직검사 후 "암일 가능성이 있으니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다. 같은 자료를 보고 대학병원에서는 "암이라고 보기에 애매하니 일단 지켜보자"고 했다. 하지만 최씨는 지난 겨울 수술로 한쪽 갑상선을 떼냈다. 결절을 그냥 두기가 두려웠던 것이다. 최씨는 손발이 떨리고 얼굴이 약간 마비되는 수술 후유증이 생겨 호르몬 보충제를 먹고 있다. 최씨는 "무료 검사를 받는 바람에 수술 후유증으로 약을 먹게 됐다"고 생각한다. 최근 논란이 되는 갑상선암 조기 검진으로 인한 후유증의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20~70세 일반인 중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받은 사람은 23.3%였다. 국가 필수검진 항목이 아닌데도 100명 중 24명이 검사를 받은 셈이다.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검사에 비해 비용이 저렴한데다 암 조기진단·조기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갑상선암 환자는 인구 10만명당 81명이며, 세계 평균의 10배가 넘는다. 하지만 사망자는 연 평균 300여 명으로 변화가 없다.〈그래프〉 당연히 사망률은 1999년 6%에서 1%로 줄었다.

 

 

 

 

이같은 통계를 들어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서홍관 박사 등 "갑상선암 과다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 소속 의사들은 "의학적 효용성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암환자만 늘렸다"며 일반인의 무분별한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중단할 것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갑상선 전문의들이 반발하면서 갑상선암 조기진단·치료를 놓고 의료계 내에서 논란을 벌이는 상황이 됐다.

갑상선암 조기진단·치료가 논란이 되는 것은 다른 장기와 다른 갑상선의 특성 때문이다. 목뼈 앞쪽에 있는 갑상선은 작은 결절(딱딱한 혹)도 다른 장기보다 초음파 검사로 쉽게 발견된다. 일단 결절이 있으면 의사는 방어 진료 심리 탓에 조직검사를 권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도 불안감 때문에 거부하지 못한다.

증상이 없어도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갑상선 결절이 발견되는 비율은 30~60% 정도다. 이 가운데서 5~10%가 암이다. 증상이 없는 사람 100명 중 2~6명은 갑상선암이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검사에서 암이 발견되면 대부분 수술로 이어진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허대석 교수는 "갑상선암은 그냥 두고 봐도 되는 암이라고 해도 불안감에 "수술을 하면 안되느냐"고 묻는 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계상으로 보면 갑상선암의 95%는 진행속도가 느려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증상이 악화되지 않는 유두암·여포암(정상세포와 비슷한 특성을 가진 암 종류)이다. 일본에서 암 발견 후 수술 없이 경과만 관찰했더니 5년 동안 암이 3㎜ 이상 커진 게 6.4%, 10년 동안 3㎜ 이상 커진 게 15.9%였다. 5년 동안 림프절에 전이되는 비율은 1.4%, 10년 동안 전이되는 비율은 3.4%였다고 한다. 대학 교수 윤모(44)씨는 암 진단을 받고도 수술을 받지 않은 경우다. 윤씨는 2008년 건강검진에서 0.5㎝짜리 악성종양과 2㎝ 이상인 것을 포함해 10개가 넘는 양성종양이 발견됐다. 서너 군데의 대학병원에서는 모두 수술을 권했다. 하지만 윤씨가 찾아간 일본 도쿄의 한 병원에서는 "일단 지켜보다가 증상이 생기면 다시 방법을 찾자"고 말했다. 윤씨는 5년이 넘은 현재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이 잘 지내고 있다.

갑상선암은 위암, 대장암, 유방암, 간암 등과 달리 조기 발견으로 인한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게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서홍관 박사의 주장이다.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를 하는 것이나 목에 결절이 만져지는 등 증상이 나타난 뒤 치료를 하는 것이나 치료 효과는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갑상선 전문의들은 "천천히 진행되는 암이라고 해도 일부는 그냥 두면 치료가 어려운 성질의 암으로 바뀐다"며 "암을 찾아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악성 암이 5% 밖에 안되더라도 그걸 찾아내 치료를 하는 게 맞다는 것이다.

하지만 효과가 미미한 조기 검진과 그로 인한 암환자 양산의 후유증이 너무 크다는 게 문제다. 일단 암 진단을 받으면 환자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다. 재발·전이에 대한 두려움, 암환자라는 피해의식 탓에 우울증이 생기기도 한다. 수술 부작용도 적지 않다. 갑상선 조직 일부 혹은 전부를 떼어내면 갑상선 호르몬 분비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수술을 받은 환자 대부분은 평생 호르몬제와 칼슘제를 먹는다. 갑상선암 수술 후 일시적이나 영구적으로 부갑상선기능저하증, 성대마비 같은 합병증이 생긴 비율은 12.2%였다.(한국보건의료연구원자료)

갑상선암 치료에 드는 의료비도 많다. 건강보험공단에서 나가는 갑상선암 진료비는 2008년 1200억원에서 2012년 2600억원으로 4년 사이 100% 이상 증가했다.(건강보험공단 자료)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수술로 860억원이 낭비되고 있다고 추산한다.

☞갑상선(갑상샘)

갑상선은 식도·기도의 앞 쪽에서 나비 모양으로 식도와 기도를 감싸고 있다. 신체 대사 활동을 조절하는 갑상선호르몬과 혈중 칼슘 수치를 낮추는 칼시토닌을 분비한다. 이를 통해 영양소를 에너지로 바꾸고 체내 노폐물의 배출을 돕는다.

 

출처-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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