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표적항암제의 진화…3~4기 암에도 ‘희망의 빛’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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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항암제의 진화…3~4기 암에도 ‘희망의 빛’

암세포 증식 억제해 기존 치료제보다 생존율 크게 높여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가 불가능한 전이암이나 말기암 등에서 시한부 선고는 10여년 전만 해도 거의 숙명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지금은 장기 생존과 완치의 큰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암의 과녁을 관통하는 표적항암제의 등장 덕분이다.

국가 암등록 통계를 보면 1990년대 초·중반 전체 암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40%를 겨우 넘었다. 그러나 한국중앙암등록본부 분석에 따르면 2006~2010년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전체적으로 64.1%에 이른다. 생존율이 80~90%를 웃도는 암도 적지 않다. 이는 조기 진단과 수술, 최첨단 치료장비의 발달, 그리고 고효과·저부작용의 항암제 개발에 힘입은 것이다.

항암제의 발전은 완치가 어려운 3~4기 암이나 재발암, 전이암 치료 성적을 높이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특히 암의 특성과 치료 경과에 따라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표적항암제는 ‘암 정복의 희망봉을 돌아섰다’는 전망이 나오게 한다. 표적항암제를 두고 ‘암의 과녁를 명중시켰다’는 얘기가 생길 정도다. 최초의 표적치료제는 1999년 노바티스가 개발한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이다. 이후 각종 암에 대한 표적항암제 신약이 나와 10여년 만에 ‘10대 암’ 대부분에 표적항암제가 적용될 정도가 됐다. 표적항암제란 암세포를 직접 죽이는 것이 아니라 증식과 성장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수술이 불가능한 암이라도 진행을 늦추면서 생존기간을 늘리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효능이 한 가지 암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발병 기전이 유사하고 암세포에만 존재하는 단백질·유전자(특정 생체 표적)의 특성이 같으면 다른 암에도 얼마든지 적용이 가능하다. 

국립암센터 이진수 원장(혈액종양내과)은 “표적항암제를 비롯한 최신 항암제 발전으로 이제는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 위암, 폐암, 대장암, 유방암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정상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해 부작용을 줄일 수 있고 먹는 약이어서 치료가 쉬운 것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암병원 노동영 원장(외과)은 “유방암의 대표적인 표적항암제 허셉틴의 경우 수술 후 보조요법이나 전이성 유방암의 보존요법뿐 아니라 수술 전 선행 항암치료 효과도 입증되어 해외에서는 이미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김동욱 교수는 “글리벡은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기적의 항암제”라며 “글리벡 이후 타시그나(노바티스), 스프라이셀(브리스톨-마이어스)이 나와 글리벡 내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는 “간암 표적항암제인 넥사바의 경우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아니고, 암의 신생 혈관, 암의 성장 및 진행과 관련된 세포신호체계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약제”라며 “서양과 아시아에서 시행된 대규모 진행성 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 기존 항암치료제보다 2.2~2.7개월의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최초로 증명했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는 “위암의 표적치료제는 아직까지 허셉틴 외 특별한 것이 없다”며 “표적치료제를 사용하기 위해 표적을 가진 환자를 고르는 표적진단법이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허셉틴이 위암에 효과를 보인 데는 위암 환자의 조직에서 암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는 종양유전자(HER-2)의 과발현이나 유전자 증폭을 면역조직화학염색법이나 형광염색법으로 검사하는 진단법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허대석 교수에 따르면 최근 1~2년 사이에 가장 큰 성과를 보이고 있는 신약들은 암환자의 면역기능을 높이는 항암제다. 면역기능을 저하시키는 유전자를 표적치료제로 차단해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들이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게 하는 원리다.

암환자의 유전자 변화를 미리 파악하는 기술연구도 활발하다. 또 면역세포의 유전자를 조작해, 면역세포가 특정 암을 선택적으로 공격하게 만드는 세포치료기술이 최근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노바티스와 펜실베이니아대 공동으로 제품화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 교수는 “항암제 선택의 혼선을 줄이고 환자별 맞춤치료가 가능한 시대가 조만간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표적치료제는 신약이 나올 때마다 환자 개인뿐 아니라 국가 보험재정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비싼 약값이 문제다. 이진수 원장은 “시스템통합적 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같은 국책사업의 장기적인 지원을 구체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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