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전이된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2차 암'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3-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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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된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2차 암" 

 

직장인 문 모(47) 씨는 최근 병원을 찾았다가 크게 놀랐다. 폐암 진단을 받은 것이다. 그것도 3기에서 4기로 넘어가는 중이라고 했다. 문 씨는 탄식했다. 왜 자신에게 이런 고통이 또 찾아오는지,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사실 그는 수년 전에 혈액암으로 큰 고통을 치렀다. 어렵게 어렵게 고비를 넘겨 거의 완치 단계에 이르렀다. 그러면서 문 씨는 자기는 한번 암에 걸렸다가 나았으니까 다른 사람보다 암에 걸릴 확률이 훨씬 적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느닷없이 폐암, 그것도 이미 4기라니!

 

 

■다른 부위에 새로 발병하는 2차 암

중앙암등록본부의 통계를 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암 치료를 받고 있거나 암 완치 후 생존하고 있는 사람 수가 약 100만 명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암 환자 또는 암 경험자에 대한 암 치료 이후의 건강문제가 관련 학계에서 최근 들어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이른바 "2차 암"에 대한 관심이다.

 

전혀 다른 부위 새롭게 생긴 암

최근 의료학계 관심 증폭

암 생존자 "다른 암 발생 위험"

일반인 비해 2.3배 높아

적극적으로 검진받는 게 필수

 

2차 암은 원래 앓았던 암에서 전이된 것이 아닌, 또 한번 앓았던 같은 부위에서 재발한 암도 아닌, 전혀 다른 부위에 새롭게 발병하는 암을 말한다. 문 씨의 경우가 그렇다. 문 씨 외에도 그런 사례는 심심찮게 보인다.

5년 전 유방암으로 한 쪽 유방을 절제한 김 모(42) 씨가 최근 반대쪽 유방에 악성으로 의심되는 결절이 발견돼 정밀 검사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유방암 환자 박 모(47) 씨는 유방암 치료를 받은 지 6년이 지났는데, 얼마 전 대장내시경 검진을 받다가 초기 대장암을 발견했다. 올해 들어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한 곳에서만 그러했다.

 

■암생존자 발암률, 일반인의 배

그렇다면 2차 암 발병 가능성은 어느 정도 될까? 지난 2007년 의학전문지인 임상종양학회지에 게재된 자료가 있다. 이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1차 암의 발생률은 259.9명인데 비해, 한번 암에 걸린 사람이 다시 다른 암에 걸리는, 즉 2차 암의 발생률은 603.2명으로 보고됐다. 암 생존자의 경우 다른 암의 발생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2.3배나 높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유방암 생존자의 경우를 보면, 반대쪽 유방암의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2.4배 높으며, 대장암은 1.5배, 난소암 1.7배, 자궁내막암은 1.6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암 생존자도 위암 발생 가능성이 일반인에 비해 1.1~2.2배, 전립선암은 1.2~2.5배 높다.

그 조사와는 별도로 서울대암병원 신동욱 교수에 따르면 한 번 암에 걸린 경우에는 같은 나이와 성별 조건에서 새로운 암이 발병할 확률이 암 경험이 없는 사람보다 30~60% 정도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기준에 따라 이처럼 수치의 편차는 있지만 암 생존자의 2차 암의 발생 가능성이 일반인의 1차 암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은 분명한 사실로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암 생존자 중에서 흡연 중이거나, 비만, 당뇨 등의 질병이 있는 경우 2차 암의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실제로 암 경험자가 담배를 피울 경우 비흡연 암 경험자에 비해 2차 암 발병 위험이 1.12배나 높게 나타났다. 당뇨가 있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암경험자에 비해 1.27∼1.45배나 더 높았고, 비만과 관련해서는 체질량 지수에 따라 1.21∼1.36배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안심은 금물, 검진에 적극성 보여야

사정이 이런 데도 2차 암에 대한 인식은 암환자 또는 암 경험자에게 좀처럼 잘 찾아보기가 어렵다. 암을 한번 겪은 사람은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낀다. 그럼에도 암 경험자들이 일반인보다 암검진을 더 잘 받느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게 관련 학계의 전언이다. 실제로 암 경험자가 제대로 암검진을 받는 경우는 30~50%에 불과하다. 또 자궁경부암 생존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본인이 일반인보다 2차 암 발생 위험이 오히려 낮다고 인지하는 비율이 20~25%나 된 것으로 나타났다.

암 생존자에게는 일반인보다 더욱 체계적인 암 검진이 필요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권고안이 확립되어 있지 않다. 흔히 암 치료를 마치고 나면 암 종류에 따라 보통 3~6개월, 길면 1년 정도 간격으로 혈액검사, 영상촬영 검사, 내시경 검사 등을 하고 담당 의사를 방문하게 된다. 하지만 암 치료 후 받는 검사들은 "치료 받은 암의 재발과 전이에 대한 검사"일 뿐, 다른 암에 대한 검진은 포함되지 않고 있다. 원래 암이 발생한 부위에 대한 추적 관찰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암 생존자는 고령이거나 흡연력이 있거나, 비만 혹은 당뇨가 있는 등 자신의 상황과 조건에 맞는 2차 암 검진을 스스로 찾아서 받는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하고 있다. 최소한 일반인에 준해서 시행되고 있는 현행 성별 및 연령별 암 조기검진 가이드라인(표물 참조)에 따른 검진만이라도 충실히 받는 것이 필요하다.

 

 

출처- 부산일보 임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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