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기간 길면 길수록 폐암 항암제 안듣는다"
폐암 환자의 흡연 기간이 길수록 표적치료제인 이레사(gefitinib), 타세바(erlotinib) 등의 약물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인애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진행성 폐선암(3·4기) 중 EGFR-TKIs 약물 치료를 받는 건국대병원 폐암환자 총 14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이레사, 타세바 등은 대표적인 폐암 표적치료제(EGFR-TKIs)로, 주로 폐선암 3·4기에 사용한다. 효과가 좋은데다 먹는 항암제라 기존 주사 항암제보다 독성이 적어, 말기 폐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획기적으로 연장시킨 우수한 치료 약제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환자를 담배를 피우지 않은 무(無)흡연자(91명), 10년 이하 흡연자(12명), 11~30년 흡연자(22명), 30년 이상 흡연자(17명)로 흡연량에 따라 4그룹을 각각 분류한 뒤,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0S)을 분석했다. 그 결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중간값이 무흡연자는 11.7개월, 10년 이하 흡연자는 11개월, 11~30년 흡연자는 7.4개월, 30년 이상 흡연자는 3.9개월로 나타났다. 폐암 표적치료제를 복용하더라도 흡연량이 많을수록 무진행 생존기간이 짧게 나타난 것이다. ‘무진행생존’이란 약물 투여 후 암이 더 이상 진행되거나 이상 반응이 나타나지 않고 환자가 생존한 것을 의미한다. 김인애 교수는 "이는 아무리 효과가 좋은 표적 항암제를 복용하더라도 이전 흡연량이 많은 환자의 경우 그 효과의 유지기간이 짧은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전체생존기간(OS)의 중간값 역시 무흡연자가 33.6개월, 10년 이하 흡연자는 26.3개월, 11~30년 흡연자 20개월, 30년 이상 흡연자 8.9개월로 흡연 기간이 길수록 전체생존기간이 짧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인애 교수는 "환자의 흡연기간과 양이 많을수록 표적 항암 치료의 약물 효과가 3~4배까지 떨어졌다"며 "금연은 폐암 발생 예방 뿐 아니라 치료 효과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적인 암 전문 저널 EMC cancer(IF 3.2) 작년 7월호에도 실린 바 있다. 한편, 폐암 표적치료제(EGFR-TKIs)는 암세포 성장에 중요한 세포전달신호를 억제해 암세포 성장을 억제한다. 폐선암 환자 중 19번 엑손유전자 결손과 21번 엑손유전자 L858R변이가 있는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이 유전자변이는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에게서 50-60% 발견되나, 흡연자에게도 30% 정도 발견된다.
출처 - 조선비즈 허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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