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腸내 미생물로 암치료하는 시대 온다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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腸내 미생물로 암치료하는 시대 온다

 

우리 민족은 예부터 식생활에 미생물을 잘 다루기로 유명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김치뿐 아니라 된장, 발효식초 등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를 식생활에 적용했다. 외국에서도 음식 만들 때 미생물을 이용하는 게 중요한 분야 중 하나가 됐다. 유산균이 들어 있는 요구르트, 곰팡이를 이용해 만드는 치즈, 효모가 만들어 내는 와인 등이 대표적인 예다.

장내 미생물이란 장(腸)에 기생하는 0.1mm 이하의 세균, 효모, 곰팡이, 바이러스 등을 말한다. 종류는 500여 개, 총개체 수는 100조 개, 총 무게는 1kg이 넘는다.

 

  

▲ 긍정적인 마음과 웃음. 장내 미생물만 있다면 암은 얼마든지 날려버릴 수 있다.

 

미생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중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과 위암의 관계다. 헬리코박터는 1982년 위염 및 위궤양 환자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1994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협회는 헬리코박터를 발암 인자로 규정했다.

헬리코박터 보균자의 80% 이상은 실제로 아무런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점과, 항생제 등을 이용해서 감염률을 낮춰도 일부 형태의 위암은 오히려 증가 추세를 보인다는 역학적 조사 결과 등이 논란이 되기는 하지만, 헬리코박터라는 미생물이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중요한 발견이었다.

미생물에 의해 식약품 내의 주요 성분이 대사되는 과정도 많은 연구자의 주제가 돼 왔다. 미생물은 우리 몸이 흡수할 수 없거나 효능이 적은 성분을 분해·대사하여 흡수를 높여 주거나 효능이 좋은 물질들로 바꿔 준다.

일례로 전통 한의학에서 처방하는 많은 성분은 위장에서 실제로 흡수될 수 없는 화학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인삼의 주성분인 스테로이드 배당체는 장에서 흡수되지 않는다. 하지만 장내 박테리아는 이를 흡수 및 대사한 후 화학구조가 약간 변형된 형태로 배출시키는데, 이 물질이 실제로 인체 내에서 항염증 및 항암 작용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있다.

이처럼 미생물에게 그들의 서식처를 제공하는 대신 사람에게 필요한 일을 분담시키는 공생관계가 오랫동안 유지 발전돼온 것인데 이 관계가 훼손되면 건강에 이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기존 연구들과 더불어 거시적 관점에서의 미생물 군집(Microbiome) 연구는 이제 시작 단계에 있다. 미생물 군집은 우리 몸에 자리 잡고 있는 유익균, 유해균 등 공생관계에 있는 미생물 집단 전체를 일컫는다.

앞에서 언급한 개별 미생물에 대한 연구와는 별도로 미생물 집단 전체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아내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미생물 군집에 대한 연구는 최근 새로운 기술과 통찰력 있는 연구자들에 의해 많이 발전했다.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밝혀지고 있어

인간의 장(腸)은 100조가 넘는 세균의 훌륭한 배양소다. 세균은 크게 우리 몸에 이로운 유익균과 해를 끼치는 유해균, 그리고 어느 쪽에도 포함되지 않는 중립균으로 나뉜다. 우리가 흔히 유산균이라 부르는 락토바실러스나 비피더스균이 유익균의 대표적인 예이다. 장내 독소를 생성하는 클로스트리듐이나 대장균 등은 유해균으로 분류된다. 세균들은 서로 균형을 이루며 장내에 서식한다.

지금까지 미생물과 인체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데 가장 큰 장애가 된 것 중 하나는 실험실에서 배양할 수 있는 박테리아의 종류가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패트리 접시에서 연구자가 조성할 수 있는 환경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접시에서 실제로 미생물이 자라는 것을 보기 전까지는 어떤 미생물이 존재하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미생물 군집 전체를 대상으로 최신 유전학 기술 중 하나인 차세대 DNA 염기서열 분석법을 이용해 특정인의 장내 미생물 군집에 대해 알 수 있다. 박테리아를 종류별로 세밀하게 연구할 수는 없지만 정상 상태와 병 걸린 상태의 미생물 군집을 비교하면 어떤균이 질병과 관련 있는지 알 수 있으며, 특정 미생물의 종(種)이 전체 군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바뀌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축적할 수 있게 되었다.

  

▲ 미생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중 대표적인 것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과 위암의 관계다. 미생물이 암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발견이었다.

 

“미생물 군집, 암을 억제할 수도 유발할 수도 있다”

아직 이 분야에서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적 증거들이 나오지 않았지만, 동물 실험에서 획기적인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미생물 군집은 암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하고, 직·간접적으로 암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기도 한다. 최근 1년간의 주요 연구결과와 그 의미에 대해 알아본다.

연구1. 미생물 군집이 암증식을 억제한다

한 연구진은 임상적으로 중요하게 쓰이는 시클로포스파미드라는 항암제를 장내 미생물 군집이 정상적으로 형성돼 있는 쥐, 그리고 항생제를 투여해서 미생물 군집이 사라진 쥐에 각각 투여해서 그 효과를 살펴봤다.

그 결과, 미생물 군집이 있을 때에는 항암제가 암세포의 증식을 막았지만, 군집이 없을때에는 항암제 효과가 심각하게 저해됐다. 다른 연구진도 쥐에 암세포가 자라는 환경을 조성한 후 면역치료를 실시하여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실험을 했는데, 한 그룹에는 장내 미생물 군집을 그대로 유지시키고, 다른 한 그룹에는 항생제를 먹여 미생물 군집을 현저히 감소시켰다.

첫 번째 그룹의 쥐들은 면역치료가 암세포의 증식을 막았지만, 장내 미생물 군집이 없어진 쥐들은 치료 효과가 전혀 없었다. 두 연구진 모두 미생물 군집이 특정 면역반응을 증가시켜서 암세포가 자라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2. 장내 미생물 군집이 직·간접적으로 암을 유발한다

위 결과와 반대로, 장내 미생물 군집이 특정 조건에서는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식사습관 등으로 인해 미생물 군집의 구성이 바뀌는 경우에 암이 유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결과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고지방 식사의 영향을 받은 미생물 군집의 변화가 직접적으로 소장암·대장암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소장암·대장암에 잘 걸리는 유전자를 가진 쥐에 지방이 많이 함유된 먹이를 주면 장내 미생물 군집이 바뀌는데, 이 경우에 암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이것이 지방이 많이 함유된 먹이 때문인지 미생물 군집이 바뀌었기 때문인지 정확한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고지방 식사를 시킨 쥐의 미생물 군집을 정상적인 식사를 시킨 쥐에 이식했다. 그 결과, 먹이에 지방이 많이 함유돼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암이 급격히 증가했다.

미생물 군집이 비만을 유도한다는 것과, 비만이 소장암·대장암 발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다만, 미생물 군집이 비만 여부에 관계 없이 직접적으로 소장암·대장암을 촉진한다는 사실은 처음 밝혀진 것이다.

또한 우리가 설탕 대신 즐겨 찾는 인공 감미료가 인체 내에서 장내 미생물 군집에 변화를 일으켜 포도당 대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당불내증(당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직전의 단계)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도 최근 보고됐다.

당불내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상관 관계는 예전에 발표된 바 있어, 장내 미생물이 간접적으로도 암발생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예상해볼 수 있다.

연구1,2 의 한계와 시사점

위에 소개된 최신 연구는 인공감미료를 제외하고는 모두 전(前) 임상단계에서 얻은 것이다. 따라서 동물과 인체는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서 연구 결과를 분석해야 한다. 우선, 항생제를 인체에 투여한다고 해서 미생물 군집을 모두 죽이는 결과는 낳지 않는다.

고용량의 항생제를 장기간 투여하면 미생물 군집에 변화가 생길 수는 있다. 그래도 항생제 투여를 중단하면 어느 정도 원상태로 회복된다. 또 연구.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소장암·대장암의 발생률이 낮을 경우에는 미생물 군집이 단독으로 암을 유발하기는 힘들다.

인체의 경우도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에 따라 특정 암에 대한 저항성이 달리지는 만큼 일반화해서 겁먹을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이러한 연구들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미생물 군집도 암발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인체를 대상으로 추후에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암이 발생하고 증상이 악화되는 과정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암치료에 통합기능의학이 더 중요해진 이유

미생물 군집, 식습관, 비만, 당뇨, 그리고 암은 전체적으로 연결돼 있다. 암은 각종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미생물이라는 요인하나만으로 인과 관계를 정립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 경향은 기존에 주요 요인으로 여겼던 발암물질, 유전자변이, 세포 노화 등과 더불어 미생물도 암 발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건강한 장내 미생물 군집은 암치료에 중요하다. 특히 면역반응에 관련된 치료의 경우 미생물 군집이 면역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항암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식습관은 비만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을 일으켜 암의 발생에 영향을 끼치며, 이 과정에는 미생물 군집의 변화가 중요한 요인이다. 의성(醫聖) 히포크라테스가 ‘음식으로 낫지 않는 병은 약으로 치료할 수 없다’라고 한 말을 이 시대에 되새겨 볼 만하다.

의학, 약학, 한의학, 면역학, 미생물학은 암의 예방과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 항암제·한약재 성분의 암 예방 및 억제, 환자의 면역반응 분석 및 면역력 향상에 대한 기초 마련, 암세포 생장에 관련된 장내 미생물 정보 등 각 분야의 역할은 대체 불가능하다. 더 중요한 것은 5가지 분야를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서로를 잘 이해하게 도와줄 수 있는 연결고리다. 이것이 통합기능의학의 역할이다.

의료진은 환자의 병리학적 정보뿐 아니라 특정 질환의 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미생물 군집을 포함)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고, 그에 대해 합리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의사 개개인이 모든 것을 완벽히 숙지하면 이상적이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대형 병원은 의사결정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과정에 통합기능의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들이 더 참여한다면 환자와 병원 모두 이득이 될 것이다.

“장내 미생물 군집을 이용한 암 다스리기는 의학과 한의학, 약학, 면역학, 미생물학이 암치료를 위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게 해주는 고리다.“

미생물 군집 건강 활용법

1. 민족 고유의 발효음식을 마음껏 즐기자

김치, 된장, 청국장, 발효식초 등에는 장내 유익균 및 그 활동으로 생성되는 좋은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2. 만성질환의 예방도 암 예방에 중요

특정 만성질환이 심해지면 암에 걸리기 쉬운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미생물 군집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3. 암발병 가족력 있으면 섭생에 유의

고열로 요리한 생선이나 붉은색 고기는 피하고, 술은 절제하며. 섬유질 풍부한 음식을 섭취한다면 암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유전적 체질에 맞는 음식 중심으로 섭생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게 우리 몸 속에 형성된 미생물 군집과 윈윈하는 길이다.

 

출처 - 헬스조선 신현종 제네신 의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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