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미래의 '암치료'는 개인별 항암 맞춤의학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4-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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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암치료"는 개인별 항암 맞춤의학

안젤리나 졸리의 유방 절제에서 보다

 

1년 전, 할리우드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전자 변이 때문에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 양쪽 가슴을 절제했다는 기사가 보도돼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녀는 금년 5월 또다시 난소암 예방을 위해 난소 제거 수술을 추가로 받겠다고 했다. 졸리는 왜 이런 선택을 하게 됐을까? 그 의학적 배경은 무엇인가?

 

 


▲ (일러스트=유사라)

 

암의 역사

인류 탄생과 함께 존재해 온 암은 기원전 4세기경 의성 ‘히포크라테스’에 의해 그 이름이 생겨났다. 그 후 오랫동안 주로 전염성 질환에 의해 존재감이 가려졌다가 지금으로부터 80여 년 전 암세포가 일반 세포와는 다른 특징이 있다는 것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1950년대 암절제술, 1960년대 방사선요법, 1970년대 항암화학요법이 차례로 개발된 이후 지금까지 암치료는 주로 이 세 가지 요법으로 시행되고있다. 한편 의학 통계에 의하면, 세계 최고의 의료선진국 미국에서 최근 50여 년간 대부분의 질병사망률은 절반 또는 3분의 1이하로 감소되었으나 놀랍게도 유독 암환자의 사망률

은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연구 현황과 암 예방 전략

1971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암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국가 차원에서 암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연구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그 결과, 각종 암의 분자생물학적 특성에 대한 엄청난 정보가 축적되면서 암치료 방향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시작되었다. 가장 큰 변화는 암도 심장병이나 당뇨병 그리고 에이즈처럼 관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

최근 세계적인 암 연구자들은 대부분 ‘암은 치료보다 예방이 훨씬 효율적이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 암세포의 생존 능력이 각종 항암제의 효능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즉, 강력한 항암제를 사용하면 그에 대응해서 암세포는 변이하거나 잠시 다른 곳으로 숨어 버린다. 그러므로 암세포에 대한 공격 위주의 치료법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확인된 암세포의 취약한 곳을 선택적으로 공격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암세포를 약화시켜 치료한다는 전략이다. 그렇다면 암 예방 전략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펼칠 것인지 그룹별로 살펴보기로 하자.

1. 일반 그룹

밝혀진 발암물질 또는 발암요인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면서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으로 면역력을 강화해야 한다. 더 적극적인 방법은 금연하고 스트레스나 환경오염으로부터 몸을 지키며, 만약 특정 영양소가 부족한 경우 천연 식품을 섭취해 보충한다.

2. 암유전자 보유그룹

암은 아직 발병하지 않았지만 조기검진을 통해 위험요소 보인자를 확인하여 각자에 맞는 적절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암 발병을 예방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장 내시경을 통해 폴립을 제거하거나 BRCA1이나 BRCA2 유전자 변이가 확인이 되면 유방 또는 난소 제거수술을 하여 암 발생률을 대폭 낮출 수 있다. 안젤리나 졸리가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하는데 이런 의학적선택에 대해 학계에서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암 연구의 진행 속도로 보아 머지않은 미래에는 수술과 같은 극단적 조치를 대신할 요법이 개발되리라 예측한다.

3. 암 환자 그룹

암이 확진된 경우 1차적으로 표준 치료를 받는다. 그 후 개인별 유전적 특성에 따라 약물요법으로 맞춤치료를 함으로써 재발이나 전이를 방지하고 나아가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이같은 단계별 접근방법을 심장병의 경우와 비교해 보자. 심장병은 발병하면 치명적이다.

심장병으로 진행되는 전단계로서 고지혈증과 동맥경화증이 있는데, 증상을 스타틴제제나 아스피린으로 치료하여 심장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암도 발병 전단계에서 악성 암으로 진행하는 것을 개인별 맞춤치료를 통해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의료시스템 특성상 이런 공론이 실제 임상에 적용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미래 치료방향의 대세는 개인별항암 맞춤치료법이다.

 

 

▲ 개인 유전자 지도를 해독해 암환자 각각에게 맞는

생활요법과 치료법을 맞춤 적용할 수 있는 길이 곧 열릴 것이다.

 

개인별 항암 맞춤의학이란

암의 예방, 진단, 치료에 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개인의 개별적인 유전적 특성을 사용하는 제반 의료행위를 맞춤의학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멀게만 느껴졌지만 이제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실현 가능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 세계 각국이 정책적 차원에서 추진 중인데, 특히 미국인의 건강을 책임지는 기관인 미국국립보건원(NIH)과 식품의약국(FDA)의 두 수장은 2010년 의학 분야 최고 저널인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개인별 맞춤의학으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개인별 항암 맞춤의학을 최고목표로 지정하고 양 기관이 연계해 연구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

맞춤의학으로 가는 길은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기술의 발전이 전제이지만, 그 외 여러 가지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비효율적인 의료비지출문제가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0% 이상이 의료비로 지출되는데, 그중에 의약품 지출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의약품 지출이 과연 환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지출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왜냐하면 대부분 약의 효과가 50%를 넘지 않기 때문이다. 즉 모든 사람에게 약효가 동일하게 작용하는 경우는 없다. 그만큼 각 개인의 유전적 차이로 인해 동일한 약물에 대해서도 그 치료 효과는 현저하게 달라질 수 있다.

우리나라의 한 해 의약품 소비 규모가 약 20조원 정도되는데, 그중에 10조원 이상의 의약품이 치료 효과가 없어 낭비되고 있다는 계산이다. 그것도 우리 몸을 필요 이상으로 망가뜨리면서 버려지고 있다.

 

과학기술의 종합선물세트

개인별 항암 맞춤의학은 기초의학, 임상의학, 유전체학, 컴퓨터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융합되어야만 실현 가능하다. 크게는 바이오 마커(biomarker)의 개발, 개인별 진단, 표적 항암제의 개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그 길이 열린것이다.

1. 바이오마커의 개발

사람의 생물학적 상태, 질병 진행상황, 그리고 치료방법에 대한 약물의 반응성 등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바이오마커’라고 정의한다. 종양학, 유전자학, 단백질학, 정보생물학, 면역학 등 관련 분야의 발전에 힘입어 암 발생 및 전이에 중요한 바이오마커를 발굴할 수 있게 되었다.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절제술을 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 결정적 배경이BRCA1이라는 바이오마커의 변이를 발견한 것이다.

2. 개인별 진단

분자생물학, 유전체학, 통계학을 이용한 개인 유전자 지도 해독 비용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장치(NGS)의 발전으로 이제 1인당 1000달러에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미국의 23andMe라는 회사는 각종 질병에 대한 바이오마커를 분석하여 특정 질병의 향후 발병 가능성을 예측해 주는 사업을 시작했는데, 약간의 타액을 채취해서 우편으로 보내면 한 달 후에 개인의 취약한 질병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비용은 한화로 20만~30만원 정도다.

3. 타깃 항암제 개발

종양학, 약물유전체학, 분자생물학 등의 분야를 이용해 약물이 활성을 저해하는 단백질을 명확히 밝힘으로써, 해당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활동이 문제가 되는 환자들에게 약물을 투여해 약물 반응성을 높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큰 의의가 있다.

 

향후 예상되는 과제

1. 한 번 측정한 유전자 지도평생 활용할 수 있을까

정상세포에 대해서는 한 번 측정한 유전자 지도의 정보를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고연령층이나 암환자는 변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재진단받을 필요가 있어 이에 따른 비용이 적지 않을 것이다.

특히 암세포의 경우 동일한 원발암이라도 세포마다 약간씩 다른 특성이 있기 때문에 특정 항암제를 이용해서 대다수의 암세포를 제거한다 할지라도 그 항암제에 저항성이 있는 세포들은 계속 증식해서 결국 전체적인 암의 특성이 달라지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다양한 암세포에 공통적으로 있는 단백질을 타깃으로 하는 특정 약물과 함께 다양한 약물을 처리하고, 지속적으로 암세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등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2. 제도적인 정비는 어떻게

미국은 우리나라의 좋은 모델이기에, 좋은 점은 신속히 벤치마킹하고 문제점은 반면교사로 삼으면 된다. 미국23andMe 회사의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은 회사가 제시하는 유전자 지도 해석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필요 이상으로 불안감을 주거나 과잉 진료를 유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판단해, 최근 광고 규제 및 경고를 했으며 현재 당국에서 이 진단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에대해 재심사 중에 있다.

조만간 국내에서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출현할 것이며, 정부기관에서 이에 따른 문제점을 파악하여 제도를 준비해야 한다. 과학적으로 비교적 정확히 해석할 수 있는 유전자에 대한 목록을 우선 제공하고 관리해야 할 것이다. 그 외 유전자 정보보호문제와 진단비용의 건강보험 적용 등의 이슈가 보완돼야 할 것이다.

 

통합기능의학의 역할

최근까지 미국에서 개발된 의약품은 주로 ‘체중 60kg, 35세 미국인 남성’을 중심으로 연구돼 왔다. 그래서 타 인종이나 여성 그리고 노인 등에 대한 약품의 효과나 부작용이 동일하지 않을 수 있다. 사실 기존 근대의학에서 추구하는 치료방식은 하나의 질환에, 하나의 표적을 대상으로, 획일적 치료를 하는 보편주의적 접근인데, 여기에는 개인별 특성을 간과했다는 약점이 있다. 이제 서구의 주류의학이 이제 개인별 맞춤의학으로 그 패러다임을 바꿀 채비를 하고 있다.

한편 전통적인 동양의학에서는 오히려 개별주의적 접근방법으로 발전해 왔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한의학의 사상체질의학은 전형적인 맞춤의학의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근년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에서 발표한 ‘현대의학으로 설명하기 힘들었던 7증례의 난치성 소아혈액질환에서 대체의학의 경험’이라는 논문은 미래의학이 나가야 할 길을 시사하고 있다.

이 논문은 “비록 현대의학적으로 증명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침술, 한약,식이요법, 생약 등의 대체요법과 의학적 효과의 인과관계를 경험하였다. 이는 의료계 전반에서 대체의학의 가능성과 더 나아가 양한방의 통합을 이루어 세계적인 업적을 낼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라고 결론을 맺고 있다.

문제는 동서의학의 연결고리를 찾는 일이다. 앞으로 통합기능의학은 개인의 유전적 특성을 바탕으로 암을 치명적 질환에서 관리 가능한 질병으로 바꾸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바야흐로 보편성과 개별성이 조화를 이루어 암을 극복할 수 있는 미래의학시대가 열리고 있다.

 

맞춤의학 시대의 암예방 팁

투병생활이 인생의 전부가 되지 않으려면 조기에 검진받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다. 암 진단을 받은 경우 주치의에게 ‘삶의 질’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치료방법을 처방해 주기를 구한다. 그리고 2차적인 전이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스스로 몸을 새로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

 

 

▲ 실제로 활용되고 있는 맞춤의약 예시

 

“머지 않아 개인별 암 발병 위험을 예측하는 것은 물론 개인에게 맞는 방법으로 암을 예방·치료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것을 꿈의 개인별 항암 맞춤 의학이라고 한다.“

 

[MORE TIP]

1. 유전자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자

- 생활양식 규범에 규칙성과 균형 유지

- 바르게 먹고, 잘 걷고, 잘 빼고, 잘 웃고, 잘 자기

2. 친환경 과일 채소 하루에 5접시 꾸준히 섭취하자

- 특히 항혈관 신생작용으로 암세포 성장을 억제한다고 밝혀진 식물영양소가 풍부하게 함유된 녹차, 마늘, 토마토, 강황 등 40여 종의 식물을 섭취한다.

3. 나 자신,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에

대해 더 많은 유전적 정보를 얻자 가족력에 암이 포함되어 있다면 암발생의 원인이 될 만한 유전자를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 월간헬스조선 11월호(112페이지)/ 글 신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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