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암 생존자 건강관리, 얼마나 중요할까요?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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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암 생존자 건강관리, 얼마나 중요할까요?

 

이번 칼럼주제는 ‘암 생존자의 건강관리’다. 지난번 가정의학과는 어떤 환자를 보는지에 대한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필자가 현장에서 진료를 하며 겪었던 사례를 통해 암 생존자 건강관리와 가정의학과의 연관관계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여기서 말하는 암 생존자는 보통 ‘암진단 후 생존해 있는 모든 사람 중 말기암환자를 제외한’ 사람을 통칭한다.

 

[사례 1]

52세의 남성 A씨는 8년 전 위암으로 수술받았다. 건강하다고 믿고 있다가 위내시경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된 암이었고 의사에 의하면 초기에 수술했기 때문에 추가치료는 필요하지 않았다. 운이 좋아 초기에 병을 발견하고 말끔히 치료됐다는 생각에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우고 친구들과 술자리도 자주 갖는 A씨는 혹시 암이 재발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한편에 있지만 삶은 여전히 즐겁기만 하다.

 

[사례 2]

70세의 여성 B씨는 항상 피로하고 걱정이 많다. 갑상선암으로 수술받고 호르몬제제를 복용한지 20년이 넘는데 병원에서는 재발도 없고 혈액검사결과도 양호하니 정상인과 다를 것이 없다며 몸에 좋은 것 챙겨먹고 운동하라고만 한다. 하지만 이 여성은 부모님이 모두 암이었고 언니도 암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항상 다른 부위에 암이 생길지 모른다는 걱정이 크다. 몸에 좋다는 건강보조식품도 여러 가지 복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몸은 피곤하다. 그래서 늘 걱정이 커져만 간다.

사례 1과 같은 분들, 주변에 꽤 많다. 암 치료 후 5년이 지나면 보통 완치판정을 받는데 완치됐다는 것은 동일한 질환으로 병원에 계속 방문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 병에 걸리기 전과 똑같이 지내도 된다는 뜻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오히려 보다 적극적인 건강관리를 통해 암의 재발, 원래 발생한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에 암이 다시 발생하는 2차암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암환자에게 새로운 암이 발생할 확률은 일반인에 비해 2배가 넘고 재발, 전이의 경우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보통은 병원에서 해당 부위 암을 치료하는 주치의 1명에게만 진료 받으면 알아서 관리해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의사와 환자 모두 특정 부위의 치료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이러한 2차암 발생을 놓칠 가능성이 있음을 알아야한다.

나이가 많을수록, 오랜 기간 흡연했거나 비만, 당뇨 같은 심혈관계위험인자를 갖고 있으면 2차암 발생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통합적인 정보를 꾸준히 제공하는 것이 바로 가정의학과에서 하는 일이다.

사례 2의 경우 걱정이 너무 많고 피로가 심한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암 생존자들 중 상당수가 만성질환, 피로, 통증, 스트레스 등의 문제를 호소한다. 사실 사례자는 건강보조식품을 챙겨먹는 것에 너무 집중해 오히려 하루 세 끼 식사를 제대로 못했고 집 앞만 가볍게 걸어 다니는 것 외에는 신체활동도 턱 없이 부족했다.

의료진은 그녀에게 본인이 꼭 챙겨먹고 싶다는 몇 가지 건강보조식품만 남겨두고 영양상담을 통해 단백 비율이 높은 식단을 추천해 2주 간격으로 잘 실천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또 하루 30분 이상 빠른 속도로 걷는 생활습관을 들인지 2개월이 지나자 2kg 정도 체중이 늘어났는데 오히려 몸이 거뜬하고 피로도 많이 좋아졌다는 말을 들으면서 문제가 개선됐다.

암을 정복하기 위한 시도는 오랜 기간 계속되고 있고 특정부위에 암이 발생하면 “누구를 찾아가라”고 하는 명의도 방송을 통해 많이 봐왔다. 이제는 암 치료 자체보다 시선을 보다 확장시켜 암치료가 잘 돼 완치판정을 받거나 치료진행과정에서 암이 아닌 다른 문제들로 고생하는 이들, 나아가 암을 경험한 환자의 가족(보호자)을 위한 포괄적 치료와 적극적 소통을 위해 종합병원 가정의학과를 중심으로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암을 한번 경험했다고 해서 끝없이 걱정만 하고 지낼 필요도 없고 반대로 이유 없는 자신감으로 잘못된 생활습관을 방치해서도 안된다. 암치료 중이거나 완치판정을 받은 이들은 평생 건강을 위해 가정의학과 의사와 포괄적인 건강상담을 받기 바란다.

 

출처 - 경향신문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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