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면역세포 속이는 게릴라 암세포 … 콕 잡아내는 '특수부대' 항암제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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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철 박사의 건강 비타민]

 면역세포 속이는 게릴라 암세포 … 콕 잡아내는 "특수부대" 항암제

 

면역력이 생겨도 암에 걸릴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그동안엔 면역력 저하가 암을 유발한다는 게 유력한 학설로 통용돼 왔다. 그런데 요즘 들어 “아니요”라는 연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암은 일반적인 면역력과 별 상관이 없다고 한다. 원리는 이렇다. 암세포가 아군(我軍)으로 위장해 게릴라 전술을 펴기 때문에 면역세포가 손을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소위 ‘위장막 이론’이다.

 적의 게릴라가 침투한 뒤 아군 군복을 입은 채 위장막을 뒤집어쓰고 숨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군을 동원해 적을 찾아내야 하는데, 이때 ‘암구호(暗口號)’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오늘의 암구호가 ‘서울’과 ‘감자’ 조합이라고 하자. 아군이 낯선 군인을 발견하자 “서울”이라고 했을 때 “감자”라고 답하지 못하면 적으로 간주한다.

 암세포와 면역세포 사이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한다. 위장막을 둘러쓰고 숨은 암세포에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세포(T세포 등)가 접근해 암구호를 외친다. 그런데 일부 암세포는 우리 몸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암구호를 알고 있다. 면역세포가 “서울”이라고 하면 암세포가 “감자”라고 답한다. 그러면 면역세포는 암세포를 아군으로 착각한다. 암세포가 들키지 않고 위장막 속에서 성장을 거듭해 점점 커진다.

 아군(면역력) 병력이 부족해 적(암세포)을 물리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군이 적을 찾아내지 못해 암이 자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모든 암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폐암 환자의 경우 약 50%, 두경부암은 78%가 위장막을 가진 암세포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암들은 기존의 치료법이 잘 듣지 않는다. 그래서 위장막 이론을 적용한 표적면역치료제가 얼마 전 미국·일본에서 시판 승인을 받았다. 약 이름은 ‘옵디보(Opdivo)’ ‘펨브로리주맵’이다. 일본과 미국의 제약회사가 각각 개발했다. 기존 항암제들이 주로 아군의 병력 수를 늘리는 기능을 했다면 이 항암제는 고도의 훈련을 받은 특수부대원들을 투입해 위장막을 제거한다. 다음에 면역세포들이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게 해 준다.

 기존 항암제가 잘 듣지 않던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 미국 임상암학회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악성 흑색종(피부암의 일종) 환자의 34%, 두경부암 20%, 폐암(비소세포성) 19%에 효과가 있었다. 이 약은 연간 약값이 1억5000여만원으로 비싸다. 또 국내 인허가 절차가 필요해 국내 환자가 쓸 수 있을 때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암에 걸린 뒤에도 면역력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쇠고기·달걀·우유·치즈 등 동물성 단백질을 적정하게 섭취해야 한다. 2011년 위암 3기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 김모(76·전북 전주시)씨는 치료 과정에서 육류 등을 잘 섭취한 덕분에 일하면서 건강하게 살고 있다. 반면 2012년 위암 2기 진단을 받은 권모(75·충남 예산군)씨는 체력이 달려 혼자 병원에 못 올 정도로 건강이 나쁘다. 암 환자에게 육류가 좋지 않다는 주변 사람들의 잘못된 말만 믿고 육류를 멀리했기 때문이다.

 

정현철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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